냉국 한 그릇, 엄마의 봄 밥상이 생각나는 날
햇살이 유난히 맑고 따뜻하던 4월 어느 날,문득 냉국이 생각났다.쑥쑥 자란 달래와 오이, 그리고 새콤한 식초향.입안 가득 퍼지던 그 시원한 봄맛은 엄마가 차려주시던 밥상에서 시작된 기억이었다.엄마의 냉국, 그 맛의 기억엄마는 봄이면 냉국을 꼭 만드셨다.손질된 오이는 가늘게 채를 썰고, 달래는 다듬어 송송 썰어 넣은 뒤,살얼음 동동 뜬 양념간장 물에 담가 식탁 한쪽에 조심스레 올리셨다."입맛 없지? 이거 한 숟갈 먹어봐."엄마는 늘 그렇게 말하며 따뜻한 밥 한 공기와 냉국 한 그릇을 내주셨다.달래의 알싸함, 식초의 새콤함, 그리고 살짝 감도는 단맛까지.그 모든 건 따뜻한 봄과 엄마의 손맛이 어우러진 완벽한 한 끼였다.봄날의 식탁이 주는 위로오늘은 마트에서 달래 한 단을 샀다.오이를 썰고, 마늘 약간, 간장..
2025. 4. 24.
4월, 수선화 흐드러진 진천 농다리 — 봄을 걷는 하루
바람은 부드럽고, 햇살은 따스하다.이 계절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찾은 곳, 충북 진천의 농다리.수선화가 흐드러지게 핀 그 길 위에서, 나는 잠시 걸음을 늦췄다.소란스럽지 않은 봄, 조용하고 고운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진천 농다리, 봄이 머무는 곳진천 농다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로, 충북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에 위치해 있다.다리 길이는 약 90m, 높이는 1.2m 정도로 자연석을 이용해 쌓아 올린 아치형 구조가 고풍스럽다.봄이면 다리 양옆으로 수선화가 가득 피어 ‘벚꽃길’ 못지않은 ‘노란 꽃길’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주차장은 무료이며, 평일에는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기에도 좋다.걸음마다 감성이 묻어나는 풍경다리를 건너기 전,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양옆에 펼쳐진 수선화의 노란 물결이었다..
2025.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