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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수선화 흐드러진 진천 농다리 — 봄을 걷는 하루

by 블사조 님의 블로그입니다 2025. 4. 23.

 

 

 

바람은 부드럽고, 햇살은 따스하다.
이 계절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찾은 곳, 충북 진천의 농다리.
수선화가 흐드러지게 핀 그 길 위에서, 나는 잠시 걸음을 늦췄다.
소란스럽지 않은 봄, 조용하고 고운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진천 농다리, 봄이 머무는 곳

진천 농다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로, 충북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에 위치해 있다.
다리 길이는 약 90m, 높이는 1.2m 정도로 자연석을 이용해 쌓아 올린 아치형 구조가 고풍스럽다.
봄이면 다리 양옆으로 수선화가 가득 피어 ‘벚꽃길’ 못지않은 ‘노란 꽃길’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주차장은 무료이며, 평일에는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기에도 좋다.


걸음마다 감성이 묻어나는 풍경

다리를 건너기 전,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양옆에 펼쳐진 수선화의 노란 물결이었다.
살랑이는 봄바람에 꽃잎이 흔들릴 때, 마치 꽃들이 인사를 건네는 듯 느껴졌다.
엄마와 함께 걷던 길. “이 꽃 이름이 뭐야?” 묻는 엄마의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발밑에서 졸졸 흐르는 개울 소리, 수선화 사이로 스며든 햇살,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진천의 너른 들판.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느리게 흘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대신, 눈으로 오래도록 담아두고 싶은 풍경이었다.


여유로운 봄 산책을 위한 팁

농다리 앞 정자 옆에는 벤치와 테이블이 있어 간단한 도시락을 펼치기 좋다.
오전 10시 이전 방문하면 사람 없이 조용한 수선화 풍경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황금 시간대다.

주변에는 진천 종박물관과 초평호반 드라이브 코스가 있어 오후까지 여유로운 나들이 일정으로 구성할 수 있다.
근처 전통시장에서는 봄나물 반찬이나 두부요리로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봄을 담은 하루의 끝

봄은 짧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향기와 기억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진천 농다리에서 보낸 오늘의 햇살, 노란 수선화, 엄마의 미소…
그 모든 것이 올봄 내 마음속에 피어난 꽃이었다.